2009년 11월 17일
송파올래길 20km
주말깃발이 없던 날, 그래도 이리뭉쳐 길을 간다.
출발지점. 이 예쁜 다리가(이름이 뭐였더라?) 인상적이다.
장지천 물길 옆을 간다. 이 물도 몇년전은 흐렸다 했다.
자연과 생태는 여전히 21세기의 중요한 화두다.
장지천은 음악이 흐르는 개울이라 했는데 그 말이 맞다. 가로등밑 스피커에서 음악이 끊임없이 흐른다. 24시간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중동형전사(戰士) 페션?
저 풀 이름이 뭘까. 어렸을 때 참 많이도 보았던 개울가 식물이었는데.
성내천 복원에 공을 들인 마을사람들에게 자연생태복원 우수마을이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성내천 한쪽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괴물고기가 나타났다.
송파워터웨이.
성내천길과 한강까지 송파 올레길이 이어진다.
원래 잔듸를 심었는데 토끼풀이 공생하고 있다. 토끼풀이면 어떠리, 푸릇푸릇 살아있는 또하나의 우주 아닌가.
잔듸가 예쁜만큼 토끼풀도 예쁘다.
-돈 주고 잔듸를 길렀는 데 토끼풀이 침범해?
물론 그런 논리도 말 된다. 그러나 살아있는 생명체다.
토끼풀꽃 향기는 내가 보기에 장미꽃 향기 못지 않다.
생명체는 모두 예쁘다.
DMZ처럼 가만 놓아두는 것이 자연사랑이고 생태사랑 아닐까.
걷는데 모다 이력이 난 폼이다.
송파 풍납토성의 비밀은 환타지처럼 시작되었으나 역사적 사실로 서서히 그 비밀이 밝혀진다.
송파안에 고구려의 말밟굽에 덮여진 초기의 수도가 있었다-
송파안에 부여 있다!
저곳 어딘가에는 폼페이와도 같은 유적들이 숨죽이며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토성위에 깊숙이 뿌리 내려진 한그루 은행나무.
그 위로 무심히 구름 몇점 둥둥 떠가고 있다.
항상 역사(歷史)위에 있을 것 같은,
유형과 무형으로 자유로운
그대는 우리를 알까
-저 위의 구름은 알까
풍납토성과 이웃한 몽촌토성. 그리고 적들(고구려)의 침범을 막기 위한 해자. 쏟아져 나오는 유물들에 놀란 다수의 학자들은 이곳이 백제 초기의 수도라는 가설을 인정하기에 이른다. 저 빌딩과 간간히 보이는 아파트 지하에 또 얼마나 많은 선조들의 삶이 잠자고 있을까.
고구려인들이 있던 자리에 만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세월은 또 만국기 뒤로 흐를 것이다.
갑자기 엉뚱한 해자 이야기가 내 뇌리에 스친다.
용서하고 들어 주실것.
1.
사랑하는 이 있었다
오래 좋아했던 만큼
내가 판 것이 아닌,
내가 팔 수밖에 없는 그런
모순투성이 사랑이 있었다......
2.
-그래서 어쨋는데?
길 가던 한 아이가 물었다
-뭐 어쩌긴, 그저 갈 길 걷는 게지
그런데 사실 가끔은 나도 걔가 궁금해
- 해자(垓字)된 사랑

# by | 2009/11/17 00:18 | 포토와 에세이 | 트랙백 | 덧글(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