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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도 못말린 ‘우비소녀’들 쉼표

물대포도 못말린 ‘우비소녀’들

한겨레 기사전송 2008-06-02 19:40 | 최종수정 2008-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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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초대형 방수막 펼치고 “쏴라 쏴라” 구호
도로 막은 경찰버스엔 ‘불법주차 딱지’
지난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서울 광화문 일대 거리시위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경찰의 강경대응 속에서도 때때로 경쾌하고 발랄한 시위문화를 선보였다.
시위대열 앞에 선 시민들은 전날 경찰이 무차별적으로 발사한 물대포에 대응하기 위해 초대형 방수막을 들고 나왔다. 경찰이 ‘살수 경고’ 방송을 하자 파란 방수막 아래 20∼30명씩 옹기종기 모여 “쏴라, 쏴라!”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 사이사이에는 노란색과 흰색 등 각양각색의 비옷들이 눈에 띄었다. 흰 비옷을 입고 있던 나아무개(18)양은 “텔레비전에서 물대포 쏘는 것을 보고 참을 수 없어 나왔다”고 말했다.
건국대 학생들은 ‘가짜’ 불법주차 딱지 1천장을 만들어 와 전경버스에 붙였다. 딱지에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의거해 전 민중의 힘으로 ‘견인’할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류승한(소프트웨어학과 3년) 건대동아리연합회 회장은 “폭력으로 대응하는 것 말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꽃이 그려진 스티커를 전경버스 창문에 붙였으며, 장미와 카네이션 등 생화를 가져와 차에 꽂아 둔 이들도 있었다.
1일 밤 10시께 전경버스를 끌어낼 때의 모습은 마치 운동회의 줄다리기를 펼치는 것 같았다. 전경버스 꽁무니에 밧줄을 매단 뒤 30명이 넘는 시민들이 줄을 당길 때 여기저기서 “영차 영차”, “힘내라, 힘내라”는 구호가 쏟아졌다. 이 ‘줄다리기’로 전경버스 4대가 끌려 나왔다.
구호도 발랄했다. 경찰이 대형 전등을 켜자 학생들은 “시력 감퇴, 학습 저하”, “전기세도 세금이다”고 외쳤고, 자정이 지나자 “(전경들의) 야간 점호 보장하라”와 “택시비, 택시비”를 외쳤다. 대학생들은 “기말고사 책임져라, 에프(F) 뜨면 책임져라”고 소리쳤다. 전경들이 버스 위에 올라오면 일제히 “개인기, 개인기”, “노래해, 춤춰라”라는 익살스런 주문을 쏟아냈다.
시민들은 또 초코파이, 작은 초콜릿 등을 머리 위로 던져 전달하며 출출함을 달래기도 했다. 한 20대 남성은 김밥 20여줄을 사 와 “배고프신 분 드세요”라고 외치며 나눠줬고, 1.5리터짜리 병 두 개에 물을 가득 담고 돌아다니면서 목마른 사람한테 물을 따라주는 청년도 있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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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양과 빛 | 2008/06/03 09:54 | 쉼표/시사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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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바람꽃 at 2008/06/29 12:13
6월 10일 6.10항쟁 기념 촛불문화제가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다지요.

여중생 딸과 늦게라도 잠시 나가 볼 것입니다.
아이 다니는 학교가 매일 그 곳을 지나는데도
울 아이는 한 번도 참여할 수 없었답니다. 정해진 스케줄대로 움직여야만 하므로..
그러나 이번엔 엄마인 제가 손 잡고 보여주고 느끼게 해 줄 것...........
Commented by 모양과 빛 at 2008/06/07 10:57
잘 다녀 왔나요.
현충일 오후에 시청, 광화문을 돌아보았지요.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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