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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던진다 - 모든 것은 노는 것이다 전영칠 시인의 시

말을 던진다 - 모든 것은 노는 것이다

                             전 영 칠



 


1. 8시간 도보


주 5일은 전쟁을 하고 주 하루는 가족을 위해 그리고 나머지 하루는 ‘스스로’ 걷는다

걷다보니 지금 걷는 이가 나인지 남인지 혹은 그조차 모를 때가 있다

발로부터 가슴으로 오는 희열도 있다


나는 참 인생에 대한 의문이 많기도 하였었으나 걷다보면 저절로 알게 되리

길은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2. 그런 때가 있다


(다시 그런 때가 있다. 나를 아는 유심한 몇몇을 떠나 나를 모르는 무심한 다수와 함께 걷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이들 속에서 '아마도 이 길은 홀로됨으로 걸어 들어가는 공부'라 단정하며 길을 걷는 때가 있다. 홀로됨, 그 끝을 넘어서면 무엇이 있을까? 홀로됨이 홀로됨으로 끝난다면 그것은 홀로됨이 아니라 말하고 싶은 걸까.)



어린 영혼들이 걷는다 눈물을 훔치며 그 뒤를 하늘이 따라간다

짝사랑은 조금 더 슬픈 맛을 내는 법, 

철 어린 영혼들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이리 칠하고 저리 칠해도 결국 사람이란 비슷한 종류의 것이다, 비슷한 종류의 색깔이며 아픔이다


어릿어릿 비슷한 종류의 사람들이 함께, 그러나 각자 길을 어릿어릿 걷는다



3. 길이 나를 향한다


이리 구불 저리 구불

그리 되어진 대로 걸쳐 있는 길을 걷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실 내가 지금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길이 나를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4. 언제부터인가 사람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길이 나를 입는 때가 있다

옷처럼 감싸주는 때가 있다

길을 모르고 길이 막혀도

어둠속에서 한줄기 여명처럼 길은 조금씩 자신을 여는 법이다

길도 처음에는 길이 아니었듯

사람도 처음에는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쉽게 사람에게 절망하지 말 일이다

아름다움은 어둠속 저편에 있는 것일까



5. 길 위에서 노는 것


길이 없으면 길을 들이고 길이 있으면 길로 걷는다

패거리가 무슨 소용 있을까 아무나 만나고 아무 곳이나 걷는다, 놀면서 너를 걷는다

사실 이 지상 모든 길은 노는 곳이다

노니는 곳이다



덧글

  • 이원세 2010/09/21 00:36 # 삭제 답글

    형의 노래가락이 이제 좀 눈에 들어 옴니다...
    향유하던 노래가 가락이 많아 목이 애조녁애 쉬어버린 목소리로
    나의 님을 부르고 또 불러 제껴버렸는데 ...

    가락은 저기 저만치 내어쳐저있고 살아던 ...무었인가를 팔던 그 목내음 밖에는
    아니 남았네요...

    천상의 피안에서 제가 가끔 만나던 그 소리가 형의 시가 아닌가...
    두두려 보네요....

    형...또 한 잔 해요...아주 멋지게요...

    삶을 몽땅 다 풀어해쵸놓고 한 잔 하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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